공부법›빈칸 공부법
빈칸 공부법 완벽 정리:
가리면서 외우면 오래 기억나는 이유
외운 문장을 시험장에서 꺼내 쓰려면, 읽기보다 가리고 떠올리는 연습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수험생들의 실제 고민, 합격자의 경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빈칸 공부법이 무엇인지, 왜 효과가 있는지, 오늘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이 글의 내용
외울 문장의 중요한 말을 가리고 스스로 떠올려 보는 것이 빈칸 공부법입니다. 시험은 결국 머릿속에서 꺼내 쓰는 일이기 때문에, 읽어서 넣는 공부보다 떠올려서 꺼내 보는 공부가 실력을 만듭니다.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분명히 외웠는데 시험장에서 안 떠오른다"는 고민은 시험 종류와 상관없이 누구나 겪습니다. 질문 게시판과 수험 카페에 올라오는 고민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모입니다.
- 암기 자체가 막막합니다. 원래 암기에 약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외워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입니다. 학자 이름과 용어가 끝없이 나오는 과목일수록 이런 고민이 많습니다.
- 손으로 쓰며 외우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서술형·필답형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이 특히 많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문장 하나를 몇 번씩 쓰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 토씨 하나까지 정확해야 한다는 부담이 큽니다. 단어 하나만 빠져도 감점이니 전부 다 외워야 한다는 압박에,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칩니다.
이 고민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읽고, 쓰고, 반복하는데도 '꺼내는 연습'은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글은 바로 그 빠진 부분을 채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예요.
여러 번 읽어도 시험장에서 안 떠오르는 이유
읽기만 하면 '아는 것 같은 느낌'만 남고, 꺼내 쓰는 힘은 길러지지 않습니다. 공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구분 | 하는 일 | 예시 |
|---|---|---|
| 인풋 | 머리에 넣기 | 읽기, 듣기, 강의 보기 |
| 아웃풋 | 머리에서 꺼내기 | 떠올리기, 써 보기, 문제 풀기 |
시험은 100% 아웃풋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공부 시간 대부분을 인풋에 씁니다. 2024년 외국어(영어)를 배우는 대학생 202명에게 실제 공부 방법을 물은 연구에서, 가장 많이 쓴 방법은 다시 공부하기(55.6%)와 다시 읽기(24.6%)였습니다. 스스로 시험 보듯 떠올리는 방법은 19.8%에 그쳤습니다.
참고: Aljabri (2024), Frontiers in Education
다시 읽기가 위험한 이유는 착각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읽을 때 "아, 이거 봤던 거네" 하고 술술 넘어갑니다.
→ 그것은 알아보는 것이지, 떠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2022년 변리사 시험 수석 합격자도 합격 수기에서 같은 점을 강조했습니다. 익숙한 내용을 설렁설렁 넘기지 않도록 늘 '낯설게 읽기'를 하고, 회독할 때마다 정말 알고 있는지 확인하며 '안다고 착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 법률저널 (2022), 2022년 변리사시험 수석 합격수기
저도 그랬습니다
저도 읽고 쓰기만 하다가, 시험장에서 답안을 제대로 쓰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며 법률 조문과 판례, 자주 나오는 문장 수십 개를 외워야 했습니다. 손으로 쓰고, 소리 내어 읽고, 형광펜도 그어 봤습니다. 그런데 시험장에서는 핵심 키워드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억나는 단어 몇 개를 붙잡고 소설 같은 답안을 써 낸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합격 수기에서 빈칸으로 키워드부터 외우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그때부터 직접 해 보며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빈칸 공부법이란?
외울 문장에서 중요한 말을 가리고, 가려진 부분을 떠올리면서 읽는 방법입니다. 같은 문장을 두 가지 방식으로 보면 차이가 바로 느껴집니다.
인출 연습은 배운 내용을 다시 읽는 대신 기억에서 스스로 꺼내 보는 공부 방법이다.
눈이 술술 지나갑니다.
은 배운 내용을 대신 에서 스스로 공부 방법이다.
멈춰서 떠올려야 합니다.
답이 바로 생각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애써 떠올려 본 뒤에 확인한 답은, 그냥 읽은 답보다 훨씬 오래 남습니다.
왜 효과가 있을까? 최신 연구로 보기
떠올려 보는 공부가 다시 읽는 공부보다 오래 남는다는 사실은,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도 거듭 확인되었습니다. 교육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인출 연습(retrieval practice)이라고 부릅니다.
① 학생 4만 8천 명의 자료를 모아 보니
수업 중에 떠올려 보는 시험(퀴즈)을 본 학생들이 더 잘 배웠습니다. 2021년, 실제 수업에서 진행된 연구 222개(학생 48,478명)를 모아 분석한 결과입니다.
- 다시 공부하기를 비롯한 다른 방법들보다 꾸준히 효과가 컸습니다.
- 외운 사실뿐 아니라 개념 이해와 응용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 떠올린 뒤 답을 확인하는지, 몇 번 반복하는지에 따라 효과의 크기가 달라졌습니다. 그러니 떠올렸으면 꼭 답을 맞춰 보고, 한 번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Yang, Luo, Vadillo, Yu & Shanks (2021), Psychological Bulletin
② 속으로만 떠올리기 vs 말하거나 써 보기
속으로만 떠올리는 것보다, 소리 내어 말하거나 써 보는 쪽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2025년, 18개 연구(2,560명)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 빈칸을 보고 속으로 "아, 그거" 하고 넘어가기
○ 답을 입으로 말하거나 적어 본 뒤 확인하기
참고: Yu 외 (2025), Educational Psychology Review
앞에서 본 "손으로 쓰기는 너무 오래 걸린다"는 고민도 여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문장 전체를 매번 다 쓰지 않아도, 가려진 키워드만 말하거나 적어 보는 것으로 충분히 아웃풋이 됩니다.
다시 읽기는 아는 것 같은 느낌을, 떠올리기는 진짜로 아는 것을 만듭니다.
이런 공부에 잘 맞습니다
빈칸 공부법은 문장을 '그대로' 써야 하는 공부에 가장 잘 맞습니다.
| 이런 공부 | 빈칸 예시 | 무엇을 가릴까 |
|---|---|---|
| 정의 | 인출 연습은 배운 내용을 대신 기억에서 공부 방법이다. | 핵심 용어 |
| 법조문 | 대한민국의 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 제2항) | 요건, 주체, 숫자 |
| 서술형·필답형 답안 | 간격을 두고 복습하면 ① 잊어버릴 즈음 하게 되고 ② 그 노력이 기억을 만든다. | 번호별 핵심 말 |
| 교육학·이론 | (학자 이름)은 을 강조했다. | 학자, 이론 이름 |
| 한국사 | 세종은 년에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 연도, 인물, 사건 |
| 영어 문장 | Memory gets each time we it. | 핵심 동사, 표현 |
공통점은 단어 하나만 빠져도 틀리는 문장이라는 것입니다. 학자와 용어가 많은 공부처럼 비슷한 말이 많을수록, 헷갈리는 부분만 골라 가리는 방식이 특히 도움이 됩니다.
빈칸 만드는 법: 나누고, 고르기
긴 문장은 먼저 덩어리로 나누고, 그다음 꼭 외울 말만 골라 가리면 됩니다.
1. 의미 덩어리로 나누기
뜻이 이어지는 단위로 끊으면 긴 문장도 가벼워집니다. 한 번에 통째로 외우려 하면 앞부분을 외우는 사이 뒷부분이 날아갑니다.
나누기 전
인출 연습은 배운 내용을 다시 읽는 대신 기억에서 스스로 꺼내 보는 공부 방법이다.
나눈 뒤
인출 연습은/배운 내용을 다시 읽는 대신/기억에서 스스로 꺼내 보는/공부 방법이다.
이렇게 덩어리로 묶어 기억하는 것을 청킹(chunking)이라고 합니다.
2. 키워드 고르기
키워드는 '빠지면 감점되는 말'입니다. 다음과 같은 말을 고르시면 됩니다.
- 핵심 용어: 정의의 중심 단어, 조문의 요건
- 숫자: 연도, 기간, 기준값 (한 글자만 틀려도 오답입니다)
- 헷갈리는 말: 비슷한 개념과 구별되는 단어
✗ 전부 고르기
인출 연습은 배운 내용을 다시 읽는 대신 기억에서 스스로 꺼내 보는 공부 방법이다.
빈칸이 너무 많아 지칩니다.
○ 3~5개만
인출 연습은 배운 내용을 다시 읽는 대신 기억에서 스스로 꺼내 보는 공부 방법이다.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변리사 수석 합격자도 목차보다 내용 속 키워드에 형광펜을 칠해, 그 부분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독했다고 합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고르는 과정 자체가 이미 공부입니다.
처음엔 조금만, 점점 더 가리기
처음부터 다 가리기보다, 조금 가리고 시작해서 점점 늘려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단서가 하나도 없으면 떠올릴 수 없습니다. 그러면 결국 답만 보고 넘어가게 됩니다. 저 역시 처음에 키워드를 전부 가린 문장을 마주했을 때, 시작하기도 전에 의욕이 꺾였습니다.
심리학자 로버트 비요크는 이를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ies)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습니다. 공부는 조금 어렵지만 노력하면 떠올릴 수 있을 때 가장 오래 남는다는 것입니다.
- 1키워드 일부은 배운 내용을 다시 읽는 대신 기억에서 스스로 공부 방법이다.
- 2키워드 전부은 배운 내용을 대신 에서 스스로 공부 방법이다.
- 3다른 어절까지은 내용을 대신 에서 공부
- 4문장 덩어리인출 연습은 공부 방법이다.
- 5제목만인출 연습의 정의
단계를 반드시 순서대로 밟을 필요는 없습니다. 잘 떠오르면 올라가고, 막히면 한 단계 내려오면 됩니다.
변리사 수석 합격자도 처음부터 완벽한 암기를 노리지 않았습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암기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80% 정도의 정확도를 목표로 삼았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핵심 키워드와 문장 흐름부터 잡고, 정확도는 단계를 올리며 채워 가면 됩니다.
언제 다시 볼까: 잊어버릴 때쯤 다시 떠올리기
한 번에 몰아서 보는 것보다, 잊어버릴 때쯤 다시 떠올리는 것이 훨씬 오래 남습니다.
1880년대 심리학자 에빙하우스는 외운 내용이 처음 며칠 사이에 빠르게 잊힌다는 망각 곡선을 발표했습니다. 2015년 네덜란드 연구진이 같은 실험을 다시 해 보았는데, 130년이 지나도 비슷한 곡선이 나타났습니다.
참고: Murre & Dros (2015), PLOS ONE
다행히 해결책도 있습니다. 잊기 시작할 때 다시 떠올리면 기억이 다시 올라오고, 그다음에는 더 천천히 잊힙니다.
이처럼 시간을 두고 나눠 공부하는 효과를 간격 효과라고 합니다. 2025년 실제 수업 연구들(3,000명 이상)을 모은 분석에서도, 나눠서 공부한 쪽이 몰아서 공부한 쪽보다 뚜렷하게 더 잘 기억했습니다. 대체로 시험까지 기간이 길수록 차이가 컸습니다.
참고: Mawson & Kang (2025), Behavioral Sciences
외우는 사이 앞서 외운 것을 잊을까 걱정된다면, 그 해결책이 바로 간격을 두고 다시 떠올리는 것입니다.
✗ 시험 전날 3시간 동안 같은 문장 30번 보기
○ 일주일 동안 하루 10분씩, 잊을 만할 때 다시 떠올리기
오늘부터 해 보는 방법
문장 3개, 하루 10분이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외울 문장 3개를 고릅니다. 정의, 조문, 서술형 답안처럼 '그대로' 써야 하는 문장부터 시작합니다.
- 덩어리로 나누고 키워드를 고릅니다. 한 문장에 3~5개면 충분합니다.
- 키워드 일부만 가리고 떠올려 봅니다. 답은 말하거나 적어 본 뒤 확인합니다.
- 잘 떠오르면 더 가립니다. 막히면 다시 줄여도 괜찮아요.
- 다음 날, 그다음 날 다시 떠올립니다.
종이로도 할 수 있습니다. 노트를 타이핑해 키워드 자리를 비워 인쇄하거나, 포스트잇이나 빨간 시트로 가리면 됩니다. 다만 단계마다 가릴 곳을 새로 만들어야 해서 다소 번거롭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빈칸은 몇 개가 적당한가요?
처음에는 한 문장에 2~3개, 익숙해지면 키워드 전부(3~5개)를 가리는 것을 권합니다. 기준은 "조금 어렵지만 떠올릴 수 있는가"입니다.
Q. 손으로 꼭 써야 하나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문장 전체를 매번 쓸 필요는 없습니다. 연구에서 중요했던 것은 속으로만이 아니라 말하거나 적으며 떠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가려진 키워드만 말하거나 타이핑해 보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Q. 속으로만 떠올려도 되나요?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말하거나 써 보는 쪽이 더 효과적입니다. 시간이 없을 때는 속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적어 보세요.
Q. 하루에 몇 번 봐야 하나요?
정해진 횟수는 없습니다. 한 번에 오래 보는 것보다 짧게, 날을 나눠서 여러 번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플래시카드와 무엇이 다른가요?
둘 다 떠올리는 연습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플래시카드는 짧은 질문과 답에, 빈칸 공부법은 긴 문장을 통째로 외울 때 더 잘 맞습니다.
정리
외우려면 읽기만 하지 말고, 가리고 떠올려 보십시오.
- 시험은 아웃풋입니다. 읽기만 하면 아는 것 같은 느낌만 남습니다.
- 빈칸 공부법은 중요한 말을 가리고 스스로 떠올리는 방법입니다.
- 문장은 덩어리로 나누고, 꼭 외울 말만 키워드로 고릅니다.
- 처음엔 조금만 가리고, 익숙해지면 점점 더 가립니다.
- 잊어버릴 때쯤 다시 떠올리면 오래 남습니다.
참고 자료
- Yang, Luo, Vadillo, Yu & Shanks (2021). Testing (quizzing) boosts classroom learning: A systematic and meta-analytic review. Psychological Bulletin
- Yu 외 (2025). Is covert retrieval an effective learning strategy? Educational Psychology Review
- Mawson & Kang (2025). The distributed practice effect on classroom learning: A meta-analytic review of applied research. Behavioral Sciences
- Murre & Dros (2015). Replication and analysis of Ebbinghaus' forgetting curve. PLOS ONE
- Aljabri (2024). Exploring EFL students' preferences and practices of study strategies. Frontiers in Education
- 법률저널 (2022). [합격수기] 2022년 변리사시험 수석의 고득점 비결
- 헌법 제1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인출 연습은 배운 내용을 대신 에서 스스로 공부 방법이다.
✨ 빈칸, 매번 만들기 번거로우셨나요?
빈칸노트는 이 방법을 그대로 해 볼 수 있도록 만든 무료 암기 사이트입니다.키워드만 알아서는 문장 전체를 쓰기에 부족했고, 볼 때마다 가릴 곳을 새로 정하는 일도 번거로웠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 키워드는 한 번만 고르면 저장됩니다. 매번 빈칸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어요.
- 빈칸이 다섯 단계로 조금씩 늘어납니다. 처음엔 가볍게, 점점 통째로 외우게 됩니다.
- 손으로 쓰기 부담스럽다면, 가려진 키워드만 타이핑해 보셔도 됩니다.
- 헷갈린 문장은 더 자주, 잊을 때쯤 다시 나옵니다.